잠을 한숨 자고나니 어느새 아침이 되었고
우리는 모로코에서 스페인으로 이동시켜줄 페리가 있는 모로코의 항구도시 땅제에 도착하였다.
기차역에서 내린 후 택시를 타고(30디람) 항구로 이동.
우리는 약 오전 9시 정도에 도착하였고 9시 30분 페리라고 하여 남은 돈으로 반지도 사고 마그네틱도 사며 시간을 보냄.
그런데 요녀석들?
10시가 넘어서야 페리를 태워주더니 출발시각은 11시였다. 참 느긋한 녀석들이다... 난 오늘 세비야까지 가야하는데...
지금 나는 어릴적부터 동경해오던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가고 있다.
지브롤터 해협은 모로코(아프리카)와 스페인(유럽) 사이에 있는 해협으로, 즉 지중해의 입구라고 보면 된다.
소싯적 즐겨하던 게임 '대항해시대 3'에서 항상 이 해협을 지나며 탐험을 했던 기억이... ^^
그나저나 내가 저렇게 어정쩡한 포즈를 취하고 바다 가까이에 가지 못하고 있으며, 모자를 쓰지않은 이유는?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큰 배인데 생각보다 많이 흔들려서.
대륙 사이에 있는 해협이어서 그런지 물살과 바람이 정말 세더라.
멋진 사진 좀 많이 찍고싶었는데, 사진보다는 목숨이 먼저였다.
그래도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니 기분은 정말 좋았다 !!
페리 곳곳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
작은 보트들 보니깐 자연스레 '타이타닉' 이 생각나더라.
물살이 약해지자 조금은 대담해진 모습.
이렇게 약 세 시간을 이동하니 어느새 보이는 스...슷.. 스페인!!!!
모로코가 결코 싫었던 것은 아닌데, 스페인이 유달리 반가워보이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혼자서 막 신나하고 있는데 옆에서도 누군가 신나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고개를 돌려보니 서양인으로 보이는 여자애가 나처럼 환호하고 있더라.
그러더니 나를 바라보며 내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었다.
나는 당연히 sure ^^
그리고 내 카메라로도 내 사진을 한 장 부탁하고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름은 카일린(아 이런 이름은 영어로 쓸줄 모른다...), 아일린이라는 친구와 왔으며 나이는 나와 비슷하고 뉴욕에서 정치외교 공부한단다. (미안, 누난줄 알았어)
이 친구도 스페인이 처음이라 무한감동 중이라며 완전 신나했다.
이야기를 좀 더 나누다가 서로 여행 잘하라며 인사를 나눈 후 헤어졌다. (그런데 며칠 뒤에 세비야의 플라멩고 공연장 안에서 만난다ㅎ)
드.디.어.스.페.인.도.착.
그리고 정들었던 모로코 안녕.
모로코 여행에서 함께하였던 현수 형, 종순 누나와도 안녕. (으악, 종순누나와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우리는 스페인 알헤시라스에 도착하여 간단한 입국절차를 마치고 각자의 새로운 목적지를 향하여 떠났다.
내가 가는 곳은 세비야.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에 이은 스페인의 제 4 도시이며, 안달루시아 지방의 핵심도시이다.
알헤시라스에서 세비야로 가는 기차가 없기 때문에 유레일 연속패스 개시날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를 탔다.
미리 여행 준비를 탄탄히 하고 왔으면 이런 에러가 없었을텐데, 살짝 아쉬웠다.
직행버스가 아니라서 세비야까지 거진 3시간 30분이 걸렸으며 버스비 무려 18.15 유로 ㅜㅜㅜ
그래도 스페인...
아름다웠다. :)
나는 단순해서 아무리 힘들어도 아름다운 것만 보면 정신 못차린다.
사진은, 달리는 버스 안에서 지중해를 바라보며.
그리고 오후 8시.
오후 8시가 되어서야 나는 세비야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비록 일몰시각은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시작되겠지만, 내 등에는 무거운 배낭이 있으며 (물론) 지도도 없었고 지친 상태였다.
더군다나 숙박지는 나의 첫 유스호스텔이었다.
런던에서 예약을 했을 때 알아둔 호스텔의 정보는 호스텔의 이름 그리고 호스텔 가까이에 위치한 광장이었다.
나는 외국에 온지 12일이 지나서야 홀로 여행하는 긴장감을 제대로 느끼게 되었다.
그래도 뭐 이럴려고 여행 왔는데, 라며 일단 인포메이션에서 지도를 구했다.
그리고 방향만 확인하고 무작정 걸었다.
길을 매우 친절하게 알려준 스페니쉬 여성 분과 ^^
유럽여행을 다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쪽 지역은 우리나라처럼 표지판이 친절하고도 자세하게 나와있지 않다.
그것도 길 위에 표지판이 있지않고, 꺾어들어가는 길에 위치한 건물 벽에 붙여져있다.
그러니 나와 같은 초행자는 헤맬 수 밖에.
그래서 무한질문신공 수법을 구사했다.
아름다우신 분이 친절하리란 이론(?)을 적용하며 아름다우신 분께만 길을 물어보았다. ㅡ,.ㅡ
생각해보면 이 때 여유가 있었던 듯...? 하하하.
그래서 제니퍼 애니스톤을 닮았다고 생각(착각?)한 저 분께 길을 물어보았다.
그냥 단순하게, "이 광장 어디쯤에 있나요?" 라고.
일단 이 누님, 영어 할 줄 아신다 !
그리고 정말 친절하시다 !!
내가 기대했던 바는 단순히 손가락으로 어느 방향을 짚어주며 길을 알려주는 것이었는데,
길을 꺾어 들어가는 사거리까지 직접 함께 걸으며 친절하고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이로써 나의 이론에 대한 귀납적 접근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하하.
누님께 매우 자세한 설명을 들었지만,
나는 이 곳에 생전 처음 온 여행자였다.
그로부터 30분을 헤맨 끝에... 드디어 광장 발견.
그리고 광장에서도 20분을 헤맨 끝에... 호스텔 발견.
어느새 주위는 어둑어둑해지고 시계를 바라보니 시침은 10 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녁을 먹지 못했던 나는 간단히 씻고
다시 광장으로 나가 오늘 정말 수고했던 나에게 선물을 주자는 의미에서
식사와 맥주 한 잔을 곁들여 배를 채웠다.
오후 8~9시만 되면 사람들이 사라지는 영국과는 달리
스페인의 오후 11시는 아직 초저녁이었다.
매우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서 각자의 행복을 즐기고 있었다.
나도 그들처럼 스페인의 첫 밤을 행복하게 즐겼다.
물론 호~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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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예쁜 여자하고만 사진 찍고.... 예쁜 여자만 대접받는 더러운 세상.. ㅋㅋㅋㅋㅋ
근데 바다 색깔 환상이다 ㅜㅜ